쩜쩜쩜/잡문

치매경험...3

주방보조 2018. 7. 6. 08:05

 

 

며칠전

아내와 자양골목시장을 정말 오랜만에 들렀습니다.

오이 열개, 부추 한단, 애호박 5개, 풋고추 한봉지, 가지 열개, 참외 12개...를 샀습니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얼마전부터 먹고 싶었던 오이소배기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아내는 피곤하시다고 안방에 들어가 누우셨고

아이들은 모두 각자 볼 일로 나가서 없는데

저 홀로

오이를 자르고 십자로 가르고 끓는 물을 붓고 30분쯤 있다 찬물로 행구고 부추를 잘게 썰고 새우젓, 멸치액젓, 고추가루, 생강, 마늘, 양파, 풋고추 버무려 만든 소를 오이속에 쑤셔 넣어 뚝딱 ... 맛은 별로인^^ 오이소배기를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제 엄지 손가락엔 가는 칼자국으로 피가 조금 비쳐 쓰라렸습니다. 

저는 도마를 거의 사용하지 않습니다. 

불량주부답게 가위를 주로 사용하고 작은 과도를 즐겨 씁니다. 

이번 오이소배기를 만들 때도 부추를 자르는 것은 가위, 오이를 자르는 것은 과도였습니다.

그런데

첫번째 오이를 자르는데 잘 잘라지지를 않는 겁니다.

과도가 잘 안들어서 그러려니 생각하고는 힘을 평소의 세배쯤 가하면서도 이상을 감지하지 못했습니다.

오른손엄지에 이상이 스윽 느껴지고야

제가 칼등과 칼날을 뒤집어 잡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생각도 없이

그냥 칼날을 바꿔 제대로 잡은 뒤

아까 주었던 힘 그대로 3배의 힘으로 휙 오이를 잘랐습니다. 

그리고 오이를 잡고잇던 왼손 엄지손가락도 휙 상처를 내고 말았습니다.

 

저는 그 오이소배기가 별 맛이 없는데

마늘님은 맛이 있답니다.

치매로 인한 인지능력저하...의 결과물인 제 엄지손가락들의 핏방물이 한두방울 스며들었기 때문일까요?^^ 

      

 

 

                                                                (화분고추 2차수확)

 

 

 

 

  • 한재웅2018.07.06 10:35 신고

    도구를 잘다루는 장인도 손에 상처 자주 내니 걱정마세요.

    답글
    • 주방보조2018.07.06 15:28

      ^^...네, 오이소배기는 처음 담아보는 것이라서 어쩌면 당연한 신고식일지도요..

  • 김순옥2018.07.06 12:44 신고

    혹시 과민성 치매증후군이라는 병명이라도 있을까요?
    자꾸 치매로 몰아가시면 정말 치매환자가 되실 수도 있으니까 3탄으로 끝내심이 어떨가요?ㅎㅎ

    치매에 고스톱이 도움이 된다는데 가족 놀이방법을 한 번 바꿔보시는건요?

    우울증, 치매...바쁜 사람들에게는 조금 피해가지 않을까 생각해요.
    항상, 불철주야 바쁘시니 치매가 올 확률은 거의 없을 것으로 사료되옵니다만.

    답글
    • 주방보조2018.07.06 15:43

      ㅎㅎ...제가 치매라고 해야 제게 면죄부가 주어지는 이득도 있습니다.

      제목이 좀 과한가요?
      다섯아이키우기가 교신이 성인식으로 끝나서 ... 새로운 아이템으로 개발?중인 데...ㅋ

  • malmiama2018.07.06 17:03 신고

    비슷하지만 훨씬 센 경험으로
    아직도 제 왼손 약지엔 상처가 남아 있습니다.
    중 3때...이른 치매 경험 ^^

    답글
    • 주방보조2018.07.06 18:10

      ㅋ...
      제 상처는 흉터까지는 안 될듯 싶습니다. 오른손은 흔적도 없고 왼쪽은 금이 좀 나 있는 정도입니다.^^

  • 들풀2018.07.06 19:16 신고

    치매 아닙니다
    한번 더 치매경험이라 말씀하시면
    저 당장 서울 올라갑니다
    손 좀 봐 드리겠습니다 ㅋㅋ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