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와 우리/교회에 대하여

돈에 길들여진 교회(신성남집사)

주방보조 2018. 5. 25. 18:14


돈에 길들여진 교회


만일 초대교회의 이방인 교인들에게 오늘날처럼 주마다 85종 이상의 헌금과 달마다 십일조를 꼬박꼬박 바치라고 강조했다면 그들은 아마 거의 다 도망갔을 것이다. 역사상 과연 이렇게 돈을 열심히 걷는 종교 집단이 몇이나 있었던가.  

더구나 신도들에게는 수입의 십분의 일을 바치라고 반강제적으로 강요하고선 교회는 그 피땀 어린 돈을 거의 다 자체 소비하고 사회 구제비는 불과 4%도 안 된다. 교인들 돈은 목돈으로 삼키면서 정작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일에는 겨우 생색만 내고 있다.  

한국 개신교는 돈이 지배하고 있다. 돈으로 직분을 사고, 노회장을 사고, 총회장도 산다. 신앙이 아무리 좋아도 돈 없으면 장로도 권사도 되기 힘든 게 부패한 한국교회의 현실이다. 이런 사실을 교인들도 알고, 세인들도 알고, 그리고 동네 개나 소도 알지만 오직 거룩하신 목사님들만 모르는 척 시치미를 떼고 있다.

물론 모든 목사들이 그런 건 아니다. 하지만 극소수의 양심 세력을 제외한다면 대부분 이들은 적극적으로 부패에 가담하고 있는 동조자들이다. 그래서 주범이나 공범이나 그 나물에 그 밥이다. 교회의 총체적인 부패에 침묵하거나 방조하는 위인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이들은 늘 듣기 좋은 말만 하면서 교회의 비리나 치부가 널리 드러나면 종교 영업에 큰 지장이 있으니 늘 묵살하는 것이다.

사실 정말 순수한 의도로 목회를 하고 있다면 누구보다도 먼저 나서서 부패 소탕에 앞장서야 할 사람들이 신실한 목회자들이다. 목회 환경이 깨끗하게 정화되어야 복음이 바르게 전파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도바울이 목이 아프도록 고린도교회의 부패를 지적한 것 역시 같은 맥락에서다. 세례요한이나 예수님께서 당시 종교 지도자나 성전에 대해 '독사의 자식'이니 '강도의 소굴'이니 하는 극언을 퍼부으신 것도 마찬가지다.

대형 교회 담임목사들의 터무니 없는 고수입을 비판하면 참으로 웃기는 반응이 나온다. 이 순간에도 도시 변두리나 시골 농어촌에서 생계비도 안 되는 사례비를 받으며 가난에 허덕이며 충성하시는 목회자들이 많으니 함부로 교회를 비판하지 말란다.

대체 물타기도 이런 물타기가 없다. 이런 사람들과는 아예 대화가 안 된다. 누가 신실하게 사역하는 목회자를 비판하겠는가. 그런 사람은 아무도 없다. 정작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군상들은 교회 내에 거머리처럼 기생하고 있는 직업적 삯꾼 목사들이다.

가장 큰 문제는 신도들이 갈수록 맹신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사찰이나 사원에 가면 돈을 바치 듯 교회당에 가면 당연히 돈을 바쳐야 되는 걸로 길들여지고 세뇌되어 있다.

정말 묻고 싶다. 교회에 가면 꼭 돈을 내야 하는가? 성경 어디에 그런 계명이 있나. 신약 성경을 아무리 털어보아도 가난한 이들을 위한 '자발적인 연보' 외에는 그 어떤 헌금 행위가 없다. 그런데 요즘 교회를 정말 돈 없이 다닐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나는 돈이 아까워서 이런 말을 하는 게 아니다. 직업 종교인들이 하나님의 교회를 강도의 소굴로 만들고 있는 게 너무 눈에 보이기에 하는 말이다. 마피아식 종교 브로커들이 패당을 만들어 교단을 장악하고 만날 '사랑'이니 '경건'이니 '은혜'니 '감사'니 그리고 '축복'이니 하며 이젠 초등생도 안 믿을 구름빵 먹는 소리나 늘어놓으면서 신도들의 주머니나 털 생각을 하고 있는 게 대다수 제도권 교회의 솔직한 현실이 아닌가.

아직도 순수하고 정직한 사역자와 교회가 적지 않다는 건 나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보면 개신교는 이제 자체 정화가 불가능한 상태를 넘어선지 이미 아주 오래다. 그러니 더 이상 근거 없고 현실성 없는 헛된 꿈을 꾸지 말고 이젠 부패한 교회를 스스로 해체해야 할 것이다.

사실 삯꾼 목사들을 소탕하는 일은 생각보다 그리 어려운 게 아니다. 제발 아무 교회나 가서 돈 좀 바치지 마시기 바란다. 돈 아무리 많이 바쳐도 복하고는 전혀 상관이 없다. 욕심쟁이 재벌들이 교회에 헌금 많이 해서 그토록 큰 부자가 되었나. 정 돈이 그렇게 넘쳐나면 차라리 가난한 이웃을 돕거나 집근처의 미자립 교회를 도우시기 바란다.  

본래 개신교도를 의미하는 프로테스탄트는 '거룩한 저항자'다. 지금이야말로 돈에 저항해야 할 때다. 돈과 권력에 굴종하는 부패한 성직자와 타락한 교회에 대해 '아니오'를 말해야 한다. 교회를 종교 엉업장으로 만들지 말라. 성경은 분명히 돈 없는 자도 오라고 하셨다.
 
"너희 모든 목마른 자들아 물로 나아오라. '돈 없는 자'도 오라. 너희는 와서 사 먹되 돈 없이, 값 없이 와서 포도주와 젖을 사라(사 55:1)."

신성남 / 집사, <어쩔까나 한국교회>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