쩜쩜쩜/잡문

우울증 탈출 여행...연세대 구경...

주방보조 2015. 10. 25. 23:25

 

가만히 있어도

심장이 쿵쿵 뛰는 우울증에 사로잡힌

O형인 저를 위해

우리집 A형 세 여인이 총 출동을 하였습니다.

 

아내는

쉬는 날 아침 잇몸 치료를 마치고, 동행했던 저와 어린이대공원 건대 건대입구역까지 함께 걸어주었고

원경이는

중간고사 중인데도 계절밥상에서 우리와 함께 밥을 먹어 주었으며

나실이는

10개월의 공백을 깨고 앞으로 다니게 될 수원 모 대학의 양성평등센터?에서 출발하여 부천 언니 회사근처에서 약속된 점심을 먹고

연이어 이대역까지 달려왔습니다. 

 

이대역에서 O형 하나 A형 셋, 총 넷이 뭉쳤다가

원경이는 연대 가는 도중에 이대 도서관에 공부하러 들어가고

남은 셋이서

이대후문을 지나 새롭게 단장했다는 연대...구경에 나섰습니다.

 

이런 여행은 사실

아내가 가장 싫어하는 방식입니다.

그녀가 계획성없이 즉흥적인 것을 매우 싫어 하는줄 알지만

저는 우울증을 앞세워

긍휼 가득한 동의를 얻어낸 것입니다.^^

  

연대에 접어들자

겉으로는 백양로에 차가 다니지 않는다는 것 말고는 별로 변한 것이 없어 보였고

지하로 내려가니 주차장이 대형마트나 백화점을 방불케 할만큼  거대했습니다.

음...주차장이 이렇게 큰 것은 가진 자들의 욕망을 반영한 것이군

저의 우울증이 그렇게 해석하였습니다.

 

지상으로 올라와

40년쯤 전 본고사 시험을 쳤던 언더우드 동상  뒷 건물을 지나

청송대를 지나

거의 텅빈 야외공연장?에 앉아 셋이서 한참 수다를 떨었습니다.

우울증이 잠시 몇미터 떨어져 앉은 것 같았습니다.

 

 

 

 

 

 

 

 

거기서 내려오면서

점심을 과식을 해서 혈당이 높아지는 바람에

목이 타서

물 한 병을 자판기에서 사 마셔야만 했습니다.

 

 

 

중앙도서관부터

자세히 주변을 살피니 독수리상의 위치가 바뀌었고

원래 그 자리였던 곳으로 추측되는 곳엔 검은 돌들이 첩첩 쌓여 있는 분수가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지하에서 올라오는, 그래서  좀 짧아보이는 분수를 답답하게 보는 중

갑자기

검은 돌들 사이로 안개가 피어오르기 시작하였습니다.

놀랐지요...^^

그러나 

그 안개 분수는

마치

요즘 대학생들의 불확실함을 대변하는 것같았습니다.

가치의 불확실성

진로의 불확실성

.

.

.

 

우울증 탓일 것입니다. ^^

 

 

 

 

 

 

 

그 아래로

공과대 건물을 따라

작은 개울물을 만들어 놓은 것도

여름엔 탁족하며 놀만 하겠다 생각하게 했습니다. 

 

연대 교문을 나서며

저의 우울증이

리모델링 연대에 대한 총평을 내렸습니다.

아기자기 머리를 좀 쓰긴 했지만

이화여대의

리모델링이 가져다 주었던, 그 감동은 느낄 수 없었다.

 

...

 

예전에 짬뽕국물이 끝내주었던 홍콩반점 자리도 약국으로

그 유명한 독수리 다방 자리도 약국으로

변해버린

길을 따라 가서

상당히 퇴색한 듯 보이는 2호선 신촌역에서

전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만보계는 2만보를 넘어서 있었고

제 우울증은

저를 빤히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하루 종일 애 썼다...ㅋㅋㅋ

 

 

 

 

 

  • malmiama2015.10.26 07:06 신고

    독수리 다방..추억의 그 다방 기억납니다.
    이대부고 시절..^^

    답글
    • 주방보조2015.10.26 19:25

      이대부고쪽에서 바라보니...정말 세브란스병원이 어마어마한 괴물처럼 커졌더군요.
      추억의 장소들이 다 약국으로 바뀔 수밖에 없을 정도로...
      사람 수명이 길어지는 것과 맞물려 나날이 발전하는 것이 의료산업인듯 합니다.

  • 김순옥2015.10.26 08:40 신고

    저희 동네를 저의 허락도 없이 자주 다녀가시는군요.ㅎㅎ
    한번쯤은 틀을 깨보시는 건 어떨까요?
    그러면 아마도 낯가림을 조금은 해소할 수 잇으실지도 모르는데요.

    저는 토요일은 왕언니님 교회 바자회에 다녀왔고
    저녁에는 중학동창회에 다녀왔습니다만.

    나실이가 드디어 취직을 했군요.
    학교에서 나실이의 미래가 더 빛나는 발전을 가져올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답글
    • 주방보조2015.10.26 19:29

      나실이는 울며겨자먹기로 노는 것보다 조금 나은 일을 찾은 것일 뿐입니다. 대졸초봉평균이 290만원이라는 기사를 보면서...우울증이 더 도졌지요. 그런 통계를 발표한 경총이라는 단체는 양심이 전혀 없는 자들만 모인듯 하게 여겨졋습니다.

      님의 나와바리를 신고 없이 가게 되는 것은
      오로지 제가 즉흥적인 결정을 하는 사람이라 그런 것입니다. 이해해 주시기를...ㅎㅎ

  • 들풀2015.10.26 11:16 신고

    아빠....를 위한 가족뭉침.
    참 좋은 아이들입니다
    아빠를 사랑하고 아끼는 모습이 너무 이쁘고.

    우리집 막내가 작년 이맘때쯤 취업시험때문에 서울에 갔다가
    연대캠퍼스를 누비고 왔다더군요
    단풍이 너무 곱게 들었다며 사진을 찍어 보냈던데
    단풍구경까지 하셨겠지요?

    단순우울증이 아니라 심장이 쿵쿵 뛰기까지 하신다니
    .....착하신 사모님에 사랑스런 자녀들을 거느리신분께서...어이하여.


    답글
    • 주방보조2015.10.26 19:34

      작년 연대는 아마 공사중이라 복작거렸을 것입니다. 그래도 백양로 윗쪽으로는 오래된 숲이 있으니 따님이 그곳을 둘러보았나 보네요. 올해는 가물어서인지...단풍이랄 것도 별로 없었던듯 ...아...제가 우울증이라 그런 것을 신경 못썼을 수도...있겠네요. ㅜㅜ...

      가을+아이들걱정+50대의 끝+...얼마나 우울할 일이 많은데요^^

  • 제롬2015.10.26 21:11 신고

    어찌,되었던 ,우울증은 누구나 조금씩은 가지고 있다 는 통계가 있습니다
    O형은 활달 하고 훤 훤 한 성품이 많다 하던데요 ,배려심 높고 깊은 마음을 소유한 혈액형이 대체로 A형 이라고 합니다
    얼마나 좋으십니까~~A형 울타리,심장이 쿵 쿵 하는 소리가 들리는것이 저도 피곤하면 제귀에서도 들릴때가 있던데요
    50대는 ,스트레스 만땅인 나이대 인가 봅니다 ,흐이고 연세대~!!꿈의 ㅠㅠㅠ,울아들은 ,생명과학부 인서울은 요원 한듯 합니다 ..ㅠㅠㅠㅠ

    답글
    • 주방보조2015.10.27 01:31

      수험생 아드님이 계시군요...전 네 아이를 대학에 보냈고 그 중 두아이는 아직 대학생이며, 고1아들이 막내로 남아있습니다. 졸업한 두 딸은 시집을 보내야 하고...ㅎㅎ...믿음이 허당이니 가슴이 울렁거릴 수밖에 없습니다.

      아드님 시험 며칠 안 남았군요.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랍니다.

  • 이요조2015.11.03 22:15 신고

    우울증에 비티민 D가 약이라니 걷기도 좋습니다만....약으로 드셔도 좋습니다.
    저도 날씨만 추워지면 바로 달려드는 우울증바람에 약을 먹고 있지요!
    ....

    아직도 건건이발에 자연인이십니다. 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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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방보조2015.11.04 12:15

      비타민 d... 작년인가 친구 놈이 선물이라고 떨구어 놓은 것이 있는데, 먹어봐야겠군요.

      근데
      대한민국이 좁다고 해외로까지 종횡무진 하시는 분이 무슨 우울증입니까?ㅎㅎㅎ

  • 신용카드소지자대출 (떡실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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