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그래 머리 스타일...
사회자가 무대 가운데 서서 진행해야 한다...김교신학생회장
사회자는 무대 구석에서 진행해야 한다...지도교사
이 충돌로 인하여 친구 하나 불러다가 사회를 보게 하고 자기는 빠져 버렸습니다. 가을 학교 축제 때의 일입니다.
그러더니
성탄절이 지나고 방학하기 이틀전에 중3만의 작은 음악회를 강당에서 하기로 하고 기어코 무대 가운데 서서 사회를 보았습니다.
엄마와 함께 구경을 간 원경이의 말을 빌리면 ... 레크리에이션을 비롯하여 전체적으로 교신이의 독무대라 할만했다니, 얼마나 우리집 막내 아들의 관심병이 심각한지 짐작이 가실 것입니다.
각설하고
학교 큰 행사의 사회를 맡기로 했다가 빠지고 또 새로운 행사를 만들어서 진행을 하시느라 김회장님의 머리카락은 깎을 여가를 찾지 못하고
짧은 댕기를 땋아도 될만큼 길어졌습니다.
새해가 되면서 은근히 지저분하게 길어져 버린 머리가 신경이 쓰이는지,
엄한 원경이누나를 끌어들여 같이 미장원에 가자는 둥 수작을 부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머리를 짧게 깎으면 이발비를 주지만, 살짝 정리만 하는 수준이면 '네 돈으로 하라'고 하기 때문인데, 요즘 녀석의 주머니는 말 그대로 텅텅...이거든요.
...
어제 녀석과 군대이야기를 하다가
대학에 가서 군대를 어떻게 다녀올 것인가 하는 이야기가 나왔고 이런 대화가 오고 갔습니다.
야, 너는 형처럼 사병으로 가지 말고 장교로 가라.
네, 그것이 좋을 것 같아요.
ROTC로 가는 것이 학사장교로 가는 것보다 복무기간이 짧아 좋다는 것은 알고 있지?
네
ROTC하려면 1,2 학년 때 공부도 꽤 잘 해야 된다더라. 아버지 때는 바보티시라고 놀려댔었다만...
그런데요 저는 ROTC는 하지 않을래요.
왜?
대학 다니면서 빡빡머리하고 다니는 것은 너무 끔찍한 일이예요.
머리 짧게 깎는 것 때문에 안 하겠다고?
네, 상상하기도 싫어요.
...???
도대체 이 녀석에게 머리카락은 무엇일까요?
...
이 막내 아들은
그제 어제 이틀동안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오후 느즈막에 이발비를 달라고 새집에 있던 저를 찾아왔습니다.
교신이의 탁월한 수법입니다.
알면서도 들어주지 않을 수 없는 일명 선아부후실리잔머리공...
만원을 주며 부드럽게 당부했습니다. 짧게....알았지?!
녀석은 대답대신 피식 웃어보였습니다.
그리고
두어시간 후..
우리는 미생의 장그래가 눈 바로 위까지 내려온 머리를 하고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우리 앞에 서 있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사진1제목: 헤어스타일로 본 세대차이>
<사진2제목:숭악한 협조자들-교신이 사진을 찍기 위해 동원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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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정다운 독수리들의 일상을 보게 되네요.
답글
저는 20여일 이상을 미국의 동생들 집에서 잘 보내다가 어제 오후에 도착했습니다.
동생들에게 저는
"난 비행기체질인가봐...조금도 지루하지 않더라...ㅎㅎ"
이상하게 그곳에서 로그인에 실패하고 일상적인 인터넷만 들어갔었답니다.
이제 밀린 글들 봐야지요. 시차문제도 있는데 한빛이가 2시쯤 전화를 해서 깼네요.
교신이가 정말 한 몫을 하지 않을까요?
혹시 정치? 무엇을 하든 리더가 되어 우뚝서게 될 것 같네요.
우리나라 아이들이 유독 연예인을 우상처럼 여기는 게 아닌가 싶어요.
미국의 조카들도 팝보다는 우리 나라 노래를 즐겨 듣고 부르더군요.
교신이의 능력을 인정해 주시고 자질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해주셨으면 합니다.
어른들이 생각하는 만큼 머리카락이 그다지 중요한 게 아닐지도 모르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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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답글
늘 흐뭇하게 하는 이야기..
오늘은 사랑스럽고 유쾌한 막내의 이야기로군요..
무대중앙을 좋아하는군요
넘치는 자신감..
넘치는 끼..를 가지고 있네요
모든것이 하나님께서 주신 은사이니
귀히 씌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