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스트레일리아/다섯아이키우기

장그래 머리 스타일...

주방보조 2015. 1. 8. 02:01

사회자가 무대 가운데 서서 진행해야 한다...김교신학생회장

사회자는 무대 구석에서 진행해야 한다...지도교사

이 충돌로 인하여 친구 하나 불러다가 사회를 보게 하고 자기는 빠져 버렸습니다. 가을 학교 축제 때의 일입니다.

그러더니

성탄절이 지나고 방학하기 이틀전에 중3만의 작은 음악회를 강당에서 하기로 하고 기어코 무대 가운데 서서 사회를 보았습니다.

엄마와 함께 구경을 간 원경이의 말을 빌리면 ... 레크리에이션을 비롯하여 전체적으로 교신이의 독무대라 할만했다니, 얼마나 우리집 막내 아들의 관심병이 심각한지 짐작이 가실 것입니다.

각설하고

학교 큰 행사의 사회를 맡기로 했다가 빠지고 또 새로운 행사를 만들어서 진행을 하시느라 김회장님의 머리카락은 깎을 여가를 찾지 못하고

짧은 댕기를 땋아도 될만큼 길어졌습니다.

새해가 되면서 은근히 지저분하게 길어져 버린 머리가 신경이 쓰이는지,

엄한 원경이누나를 끌어들여 같이 미장원에 가자는 둥 수작을 부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머리를 짧게 깎으면 이발비를 주지만, 살짝 정리만 하는 수준이면 '네 돈으로 하라'고 하기 때문인데, 요즘 녀석의 주머니는 말 그대로 텅텅...이거든요.

 

...

 

어제 녀석과 군대이야기를 하다가

대학에 가서 군대를 어떻게 다녀올 것인가 하는 이야기가 나왔고 이런 대화가 오고 갔습니다.

 

야, 너는 형처럼 사병으로 가지 말고 장교로 가라.

네, 그것이 좋을 것 같아요.

ROTC로 가는 것이 학사장교로 가는 것보다 복무기간이 짧아 좋다는 것은 알고 있지?

ROTC하려면 1,2 학년 때 공부도 꽤 잘 해야 된다더라. 아버지 때는 바보티시라고 놀려댔었다만...

그런데요 저는 ROTC는 하지 않을래요.

왜?

대학 다니면서 빡빡머리하고 다니는 것은 너무 끔찍한 일이예요.

머리 짧게 깎는 것 때문에 안 하겠다고?

네, 상상하기도 싫어요.

...???

 

도대체 이 녀석에게 머리카락은 무엇일까요?

 

...

 

이 막내 아들은

그제 어제 이틀동안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오후 느즈막에 이발비를 달라고 새집에 있던 저를 찾아왔습니다.  

교신이의 탁월한 수법입니다.

알면서도 들어주지 않을 수 없는 일명 선아부후실리잔머리공...

 

만원을 주며 부드럽게 당부했습니다. 짧게....알았지?!

녀석은 대답대신 피식 웃어보였습니다.

 

그리고

두어시간 후..

우리는 미생의 장그래가 눈 바로 위까지 내려온 머리를 하고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우리 앞에 서 있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사진1제목: 헤어스타일로 본 세대차이>

 

 

<사진2제목:숭악한 협조자들-교신이 사진을 찍기 위해 동원된^^>

 

 

 

 

  • 김순옥2015.01.08 04:09 신고

    오랜만에 정다운 독수리들의 일상을 보게 되네요.
    저는 20여일 이상을 미국의 동생들 집에서 잘 보내다가 어제 오후에 도착했습니다.
    동생들에게 저는
    "난 비행기체질인가봐...조금도 지루하지 않더라...ㅎㅎ"

    이상하게 그곳에서 로그인에 실패하고 일상적인 인터넷만 들어갔었답니다.
    이제 밀린 글들 봐야지요. 시차문제도 있는데 한빛이가 2시쯤 전화를 해서 깼네요.

    교신이가 정말 한 몫을 하지 않을까요?
    혹시 정치? 무엇을 하든 리더가 되어 우뚝서게 될 것 같네요.
    우리나라 아이들이 유독 연예인을 우상처럼 여기는 게 아닌가 싶어요.
    미국의 조카들도 팝보다는 우리 나라 노래를 즐겨 듣고 부르더군요.

    교신이의 능력을 인정해 주시고 자질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해주셨으면 합니다.
    어른들이 생각하는 만큼 머리카락이 그다지 중요한 게 아닐지도 모르겠어요.

    답글
    • 주방보조2015.01.08 15:36

      정신차리고 정도를 걷는다면...경영과나 정치외교학과가 맞을 것이고
      정신 못 차리고 3년을 허비한다면...아무 쓸데없는 겉멋쟁이가 되고 말겠지요.

      ...20여일도 금방이군요^^
      늦었지만 인사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 malmiama2015.01.08 07:20 신고

    짧으면 추워요^^
    교신이 나이 때 저도 그랬기에..이해 한다는.

    때가 이름으로 말미암아 짧아질진저.

    답글
    • 주방보조2015.01.08 15:38

      전...여전히 이해불가입니다. 매일 머리 감아야 하지, 미용실 자주 가야하지, 모자도 맘껏 못 쓰지, 아버지 잔소리 들어야 하지, ㅎㅎ

      우리 몸에 남자가 꾸밀 수 있는 것이 머리카락뿐이라서 그런 것인가요?

  • 한재웅2015.01.08 09:12 신고

    삼손을 닮았군요^^
    사람들이 주목하면 못견디는 사람이 있고 그걸 즐기는 사람이 있는데 교신이는 후자인것 같습니다.

    답글
    • 주방보조2015.01.08 15:42

      저나 아내는 전자입니다. 되도록이면 시선을 받지 않고 사는 것을 좋아합니다. 멍석 깔아주면 아무 것도 못하는 스타일이지요.
      교신이는 한다리 건너 닮았나 봅니다. 저의 아버지께서...상당히 활동적이었었습니다.
      저는 녀석이 겉모습이 아니라 속이 꽉 차면 좋겠다...욕심만 부리고 있습니다. ㅎㅎ

  • 들풀2015.01.09 18:10 신고

    하하..
    늘 흐뭇하게 하는 이야기..
    오늘은 사랑스럽고 유쾌한 막내의 이야기로군요..

    무대중앙을 좋아하는군요
    넘치는 자신감..
    넘치는 끼..를 가지고 있네요

    모든것이 하나님께서 주신 은사이니
    귀히 씌일 것입니다...

    답글
    • 주방보조2015.01.10 01:59

      아들들이 저와는 성향이 너무 달라서 ... 니들은 돈은 많이 벌겠다고 하곤합니다.

      끼는 대학 들어가서 부리고, 지금은 공부를 성실히 해 주면 고맙겠다 생각하는데...
      얼마나 잘났는지^^ 모든 것을 알아서 하려 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