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스트레일리아/다섯아이키우기

충신이 면회를 갔습니다.

주방보조 2014. 12. 21. 01:06

원경이는

학과 선택을 졸업후 취업이라는 현실과 공부하고 싶은 이상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습니다.

즉, 그동안 작년부터 줄기차게 지원하던 사학과에 대한 회의도, 재수 정시라는 마지막 단계에 이르러 상당히 짙어진 것입니다.

그리고 학교 선택도 도전이냐 안정이냐에 따라서 흔들거리고 있습니다.

다군은 갈만한 대학이 없어서 가군과 나군에서 승부를 보아야 하기 때문에

하나는 적정, 하나는 안정으로 지원할 것인지

하나는 소신, 하나는 적정으로 지원해야 할 것인지 등등...거기에 교대추천이 강력하여 또 흔들...

 

그래서 원경이는, 토요일에도 직장에 가야 하는 진실과 몸이 좀 불편한 마눌님과 함께 충신이 자대배치후 첫 면회에서 제외시켜주었습니다.

 

나실이와 교신이를 데리고

택시타고 동서울 터미널로 가서 홍천행에 몸을 실은 것이 9시 45분

1시간 조금 넘어 홍천에 도착했고

택시 타고(2만3천원..허걱)20여분만에 3기갑에 도착했습니다. 11시20분

위병소에 신고하고 충신이를 만난 것이 11시 40분

식당에서 식사와 잡담이 끝난 것이 2시

면회실에서 차 마시고 헤어진 것이 3시 10분

용돈으로 남은 돈 2만원을 주었고, 핫팩 30장과 김순옥님이 보내주신 귤 중 30개를 봉지에 담아 건네주었습니다.

충신이는 소시지 하나, 과자 한봉지, 비빔소스? 네봉지를 자기 월급을 찾아 사서 우리에게 주었습니다. 군대에서만 파는 것이라면서, 그리고 제게 군방한모를 사주겠다고 하여 극구 사양하였습니다. 13만원 월급으로 용돈이나 되겠느냐고...

지난주 후임에게 장난치다 열흘간 사단 영창에 갔다 온 것 말고는 잘 지내는 것같았습니다. 교회 성가대 반주 그만두고 이제는 성가대 지휘를 맡게 되었다고 자랑인지 푸념인지 늘어 놓고...몸무게도 90Kg이라니 잘먹고 사는 것이 틀림없고.

또 부대 장기자랑에서 랩을 불러 포상휴가를 따냈다면서 교신이에게 신나게 자랑하더군요. 교신이는 코웃음을 치고...^^

제대가 영창에 가는 바람에 열흘이 늦어졌으니 한 번만 더 늦어지면 내년 2학기 복학 못한다고 말과 행동 조심하라고 엄중히 말하고

제대후 계획도 이것저것 이야기하고 시종 화기애애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녀석을 홀로 놔두고

부대를 빠져 나올 때, 마음이 아릿했습니다. 뭐 하나 잘 해주지 못하는 못난 아비의 비애감이랄까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눈 덮힌 홍천의 산야는 무척 아름다웠습니다.

서울에서 버스로 한시간밖에 안 걸리고, ...

노후를 이곳에서? 잠시 그런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부대를 나와서 35분을 기다려 버스(1인당1200원)를 타고

홍천터미날에 도착한 것이 4시 10분쯤

그리고 4시35분 버스를 타고

동서울 터미널에 도착한 것이 5시45분, 버스 안이 얼마나 더웠는지 두꺼운 점퍼를 입은 팔뚝이 물이 흥건할 정도였습니다.

 

나실이와 교신이는 마을 버스를 태워 보내고

저는 한강길로 나가 맞바람을 맞으며 빙 돌아 걸어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아름다운 한강의 야경이 막 시작되고 있었고, 과연 여기를 떠나 홍천으로 갈 수 있겠는가? 스스로 자신없어져 버렸습니다.

 

...

 

집애 돌아오자, 또 다시 원경이의 회오리에 휩싸였습니다.

가나다군을 기독교대학군으로 묶느냐, 비기독교대학으로 묶느냐, 인문계로 할 것인지 사회계로 할 것인지. 교대를 넣느냐 빼느냐...아이고~

 

 

 

 

 

 

 

 

 

 

 

 

 

 

 

 

  • 한재웅2014.12.21 08:17 신고

    아니? 영창엔 왜 다녀오고 그랬어요.
    그런 경험은 안해도 되는데~

    답글
    • 주방보조2014.12.21 17:02

      장난을 치다 소원수리에 걸렸나 봅니다. 벌레 한마리를 후임 관물대에 몰래 넣어 놀래키려다가 걸린 것이라고 하는데, 영창도 재미있더랍니다. 세명이 같이 있었는데 아주 친해졌다고...쩝

  • malmiama2014.12.21 08:53 신고

    아기들 젖살 붙듯이 군살 쪘군요..적응 증거 되겠습니다.ㅎㅎ

    영창에 왜 다녀왔을까..궁금.

    답글
    • 주방보조2014.12.21 17:05

      공부하는 것 말고는 거의 다 잘하는 놈이니...운동시켜주고 먹여주고 놀게 해주니...잘 적응하여 돼지가 되어가고 있는 중이지요. 꿀빠는 부대라더니...군대가 좀 각이 없다랄까...그런 분위기였습니다. ㅎㅎ

  • 들풀2014.12.21 20:03 신고

    아이코
    그 몸무게로 장난을 쳤군요
    귀여버라.

    답글
    • 주방보조2014.12.21 21:07

      장난 치지 말아라 다시는...그랬더니, 군대에서 장난을 어떻게 안 쳐요? 반문하는 놈입니다.
      제 머리 꼭대기에 올라있는 놈, 하나도 안 귀엽습니다.^^

  • 이사야2014.12.23 01:36 신고

    ㅋㅋ 충신이...
    아주 활달하고 명랑한...
    긍정적 성격이라서 앞날이 햇살처럼 빛날 것입니다.

    답글
    • 주방보조2014.12.23 16:09

      고맙습니다.
      이사야님 예언이 그대로 이루기를 소망합니다.
      그런 미래를 위해서
      녀석에게 자꾸 잔소리를 늘어 놓습니다.^^ 저는...

  • 왕언니2014.12.30 20:49 신고

    오랫만에 와서 묵은 글들을 읽었습니다. 역시 식구가 많아야 이야깃거리도 많군요.^^
    충신이가 90k나 요? 아버지는 가만 있고 아이들만 쑥숙 크네요.
    우리친정도 7남매였는데 우리 엄마 아빠가 얼마나 바빴을까?
    그런데 다 크고 나니 저절로 큰것같으니 딸년들 다 씰데 없다는 소리 들을만합니다.
    나중에 국제시장보다 더 드라마틱한 영화 하나 만드셔도 되겠어요.
    칠스트레일리아대통령님 고생하십니다.
    그러나 나중엔 창대하실것입니다.^^

    답글
    • 주방보조2014.12.31 00:02

      ㅎㅎ 알아주시니 감사합니다.
      정말 힘듭니다.
      올해는 특히 바람잘날이 없는 한해였습니다.
      세째딸의 재수, 아내의 직장일, 막내무릎연골파열, 군에간 아들 어깨, 발 부상, 어머니 이, 장모님 허리, 발부상,
      맏딸과 둘째딸들 소기업에서 고생하는 꼴...등등...
      그래도 시간은 갔네요. 뚝딱하고,,,

  • 김순옥2015.01.08 04:27 신고

    충신이가 좋아했겠네요.
    9남매의 가족이 주는 풍요로움을 아는 저이기에 특별한 가족을 느끼게 돼요.
    잠시나마 충신이로 인해 걱정하셨을 것이라 생각해요.
    그것마저도 후에는 충신이에게 추억이 되겠지요?

    부탁만 해놓고 미국에 간 이후에 소통이 안 되었었는데
    별 게 아닌데....쑥스럽네요.

    한빛이도 9일인 내일 휴가 정기휴가 나온다는군요.
    아직까지 포상휴가도 없었답니다. 평범한거죠 ㅎㅎ
    항상 잘 지내고 있고 대대장 수행하고 있는데 예뻐해주신다니 감사하지요.

    답글
    • 주방보조2015.01.08 15:18

      한빛이는 그러니까 부관을 하고 있는 것군요. 똑똑하고 민첩한 친구들의 몫인데...잘 되었네요^^
      충신이는 귤 감사히 잘 먹겠다고 했구요..남은 귤도 잘 먹었습니다.

      요즘 군대가 예전과 달라서인지 녀석 넉살이 좋아서인지 영창도 그럭저럭 충신이말로는 꿀을 빨다가 오는 정도라 하더군요. 그저 큰 사고 날 것 미리 막느라 그런 일이 있었다 ...여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