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정규직...
어제
진실이는 회사에서 6개월의 인턴 과정을 마치고 정규직이 되었습니다.
계약서를 새로 썼답니다.
밤 11시 20분쯤 진실이를 건대입구역으로 가서 도시락 가방을 들어주며 물어보았습니다.
정규직이 되었으니 월급이 좀 올랐느냐?
아니요
보통은 정규직이 되면 약간이라도 월급을 올려주는 것같던데?
인턴할 때부터 인턴이나 정규직이나 차이가 없다고 했어요.
ㅎ~사장이 인색한가 보구나
그런 말씀 하지 마세요. 좋은 분이거든요.
젊은 녀석이 통도 작고...ㅋ
아빠, 자꾸 그러면 저 화낼 거예요.
알았다, 미안...
그래도 저희 회사는 좋은 편이에요.
딸 아이의 설명은 이어졌습니다.
사장이 직원들에게 험한 소리만 해 살벌한 회사
야근수당조차 주지 않는 회사(자기 회사도 한동안 그랬지만...)
주말 주일 휴일은 말할 것도 없고 야근은 일상이고, 자기 회사와 함께 건물을 쓰는 대부분의 회사들이 그렇다는 것
그래도 자기 회사는 야근수당은 주고, 회사 분위기가 너무 좋다고...
작년 첫 직장, 인턴 월급조차 반토막만 주고 그 대신 나머지는 회사 책으로 대신 주려던, 오로지 늙은 사장의 독선과 억지만이
유일한 법이던 XX문화사의 추억이 트라우마가 되었는지
딸아이는 고집불통으로 지금 직장에 애착을 가지고 있습니다.
만화를 좋아하고
주변 사람들의 따뜻함이 좋고
돈을 아무리 적게 받아도 지금 이 곳이 좋으니 ... 더 아무 말 하시지 말라고...
회사 입장에서도 청년인턴제로 50%정부지원받던 것 없어졌으니 상당히 지출이 늘어난 것이라고...
...
사장이 이 딸의 마음을 안다면...월급을 좀 더 올려줄텐데 말입니다. ㅎㅎㅎㅎ
...
휴...
제가 그리 욕심장이가 아닌데 마음이 갑갑하고 속이 상합니다.
월급도 겨우 최저임금을 웃도는 정도인 것도 그렇지만 하는 일이 그리 전망도 없어 보여서 말입니다.
그러나
저 작은 수입을 족하게 여김으로, 저를 부끄럽게 만드는 딸의 성품은
정말 감사할 일이 아닌가...생각하게 됩니다.
...
아빠! 속 상하셔도 제발 아무 말 마세요. 본인인 제가 괜찮으니까요.
뭔 소리냐? 네가 주는 용돈이 안 늘어나니 그러는 것 아니냐?
정말이요?
그래...애...정말이다. ㅎㅎㅎ
-
끝 문단이 재미있네요.
답글
본인이 괜찮으면 좋은거지요.
진실이의 이름과 마음처럼 지내다보면 분명히 좋은 날 있겠지요.
돈만 많이 주고 늦게까지 일을 해야만 하는 한얼이는 입버릇처럼
그만둬야 한다는 말을 달고 산답니다.
유학이나 외국계 회사쪽에 생각을 두고 있지만 이런저런 난관이 있어보이구요.
진실이가 월급도 올려 받고 아버님의 용돈도 늘어 나기를 기원합니다. -
진실이..
답글
참 진실한 아이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진실이 반만 따라가도 좋겠네요
그러나 그건 제 욕심입니다
제가 그리 좋은 부모가 아니여서요.
말씀으로 잘 양육했어야 하는데
이미 시간이 늦어버렸네요....
그러나 이제라도 말씀이 들려지니
아이들에게 늘 미안하다고 말하고
니들도 세상것 바라보지 말고 진리앞으로 나가자고 말하곤 해요
그러나 오래도록 덕지덕지 붙은 세속의 욕망이
나나 아이들이나 쉽게 떨어지지 않는군요
그래서 당연히 부도덕한 사장을 보고 악덕기업주라며 목소리 높이고
딸아이는 심심하면 사장흉을 봅니다...
그러다가도 그런 악덕사장을 붙여 주신분이 하나님이시다..라는 결론으로 가긴하죠
그럴때는 그 악덕사장이 천사, 하나님께서 붙여주신 천사 라며 웃곤 해요
오늘도 딸아이는 상관의 어의없는 행동으로 화가 났고
입에 침을 튕기며 어이없다고 했어요
오늘은 저도 그만 거기에 동조했죠..진짜 어의없네....
그러나 가만 생각해 보면 이 모든일의 시작과 결국도
하나님의 간섭하심 아래 있는것이 아니겠어요...
오늘은 딸과 함께 그 결론을 내리지 못했어요
딸이 너무 어의없어 하기에...
언젠가 시간이 나면 또 얘기해야죠..... -
답글
요즘 젊은이들은 우리 젊었을 때 보다 더힘들어 보입니다.
그때는 일자리가 풍부해서 일하고자 하면 일자리를 구하는것이 그렇게 어렵지 않았고 그리고 임금이라는것이 도토리 키재기식으로 큰격차가 없어 상대적인 박탈감이 심하지 않아 덜 고통스러웠던 것 같습니다.
무한경쟁이 유치원때 부터 은퇴할때 까지 이어져 삶 자체가 고통이니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젊은이들의 맘을 십분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