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별...
아침 9시 30분에
충신이를 필두로 진실 나실 그리고 우리 부부가 건대입구역으로 출발하였습니다.
진실이는 몸이 좋지 않아서, 거기서 허그하고 돌아가고
나머지 넷만 전철을 타고 춘천을 향하였습니다.
상봉에서 내려 경춘선을 한참 기다려 탔고
종착역인 춘천역에 내린 시간이 11시 50분
역 앞 음식점에 들어가
충신이와 나실이는 그 비싼 닭갈비...양배추만 무성한^^...를 먹었고
저는 막국수, 아내는 만두국을 시켜 먹었습니다.
무슨 맛인지도 모르고...시간이 참 더디갔습니다.
12시 40분에 그 앞 도로에 도열해 있는 택시를 타고 102보충대로 향했습니다.
살펴보니
대부분의 입대예비생들이 자가용을 타고 온듯
춘천역엔 간간이 보이던 박박 깍은 젊은 이들이 거긴 가득...차 있었습니다.
한 기수가 1200명 정도라는데
따라온 가족들이 서너배는 많아보였습니다.
신발 깔창, 손목시계, 편지지와 우표, 불빛나오는 볼펜,
저는 살 필요가 없다 하였지만 녀석이 사달라고 하니 아니 사 줄 수가 없었습니다. 가엾어서...
...
부대 안으로 들어 가니
환영행사가 있었습니다.
우리가 도착하기 전부터 노래 한가락 뽑는 일 정도가 있었던듯 하고
마지막으로 자유발언대에서 젊은이들과 그 가족들의 짧은 소감발표가 있었습니다.
다들 참 멀리서도 왔고(광주, 대구, 인천 등등) 말들도 유창하기 이를데 없었습니다.
오후 2시가 다 되어 가면서
우리는 작별의 인사를 나누고
드디어 아이들은 가족과 떨어져 따로 모여 연병장으로 가 줄을 서서 나뉘어 정열하고
국민의례와 선서, 인사말, 그리고 단체인사가 있었습니다.
...
아이들이 커다란 체육관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우리가 볼 수 있는 마지막 장면이었고
한참만에 충신이를 발견하여 소리쳤고...녀석은 벌써 군인이 된듯 우리를 향해 거수경례를 보냈습니다.
그 얼굴이
긴장과 추위로 마치 울먹이는 듯 보였는지
나실이는 '저 자식 울었어 엄마'...하고 소리치며 웃었습니다.
'안 울었거든!!!'하는 녀석의 대답은 들을 수 없었지만 ... 당연히 그리했을 것이라 상상되었습니다.
...
집에 돌아오니 오후 5시
항상 버티고 있던 녀석의 컴퓨터 전용 구석 자리에 여전히 그 녀석이 구부리고 있는 듯...
벌써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가슴을 파고 들었습니다.
...
오늘은 피복을 지급받고 ... 진짜 군인이 되어 있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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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웃는 모습으로 작별을 하셨네요.
답글
시작은 반이라고 하는 말처럼 당사자가 아니면 금방...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고생도 할 것이고 많은 경험도 하겠지요.
그래서 한층 성숙한 모습으로 부모님과 가족들 곁으로 돌아오겠지요.
휴가 나와서 밖으로만 돌면 섭섭할 날도 있으실테구요 ㅎㅎ
어쩌면 한빛이도 그리 멀지 않았다는 생각도 들어요.
도무지 상식이 안 통하는 한빛이는 학기와 상관없이 휴학하고 놀다가 가겠답니다.
더울때보다는 낫다고는 하지만 추운 날씨에 고생이 많겠네요.
면회...휴가...소식들 기대하겠습니다.
그리고 충신이에게 뜨거운 응원을 보냅니다.-
주방보조2013.11.13 15:25
웃으며 작별하였는데
집에 돌아오니 슬프네요.
말썽장이라고 빨리 군대 갔다오라 성화하던 것도 너무 미안하고
저 동영상을 보니 코끝이 찡하고 그렇습니다.ㅎㅎ
충신이의 경우
3,4개월동안 알바를 한 것이 아주 조금은 도움이 된 듯 합니다. 돈을 벌고 쓰고...하는 중에 정말 약간이지만 변화도 있었다 보이구요. 자신감도 조금은 더하여진듯 하구요.
한빛이는 친구가 많으니...군대 가는 일도 함께 도모해보면 좋겠다 싶습니다. 카튜사든 공군이든, 알오티시든...미리 준비하는 것이, 피할 수 없는 군복무를 대처하는 기본이다 싶으니까요.
항상...응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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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신의 충성 소리가 귀에 들리는듯 합니다.
답글
그간 저도 모르는 새, 제법 정 들어있나봐요... 왠지 쨘해요.
주방보조님 글쓰기에 그러는 걸까요... 눈시울이 촉촉해지는 게 주책없게 시리~ -
군에간 아들 피복이 배달되면 대부분 엄마들이 운다고 합니다!
답글
사진을 보니 7년전 우리 큰아이 103 보충대에 입대 시킬때가 생각납니다.
그때 제 엄마는 출근해서 아들 여자 친구랑
같이 배웅했더랬습니다.
마지막 아들을 안아주고 체육관으로 발길을 돌리는 아들을 보고 있자니 맘이얼마나
짠~하던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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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보조2013.11.15 21:41
오늘 녀석의 소포를 받았습니다. 아직 뜯어보진 않았구요^^
36사단에서 훈련받고
홍천에 있는 3기갑여단에 배치될 예정이라고 하더군요.
최전방이 아니라서...다행이라고들 하는데...저는 아쉽습니다. 제일 고생하는데 보내져야 하는데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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