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보조 2012. 7. 25. 18:03

[350] 혜정님께만 드립니다. 98/10/08 21:27 | 조회수 49
 홍선기   홍선기님이 작성한 다른글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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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석님, 원필님 그리고 소영님..이 글에 대해서는 절대로 시비걸지 마십시요..)
혜정님의 글을 읽었습니다. 혜정님의 예측처럼, 정말로 실망만 가득한 날들입니다.
성전을 크게 짓는다고 건축 헌금을 모으던 시기에 있었던 일입니다.
같은 교인이었던 제 친구의 동생이 눈 수술을 할 돈이 없어서 어려워할 때에
제가 목사님께 수술비 좀 대주자고 건의했습니다.
성전 건축이 시급하다며 거절하는 목사님께 4시간 동안 눈물로 호소했지만,
마지막에 내가 들었던 소리는 "사탄아, 물러가라!"였습니다.
자기와 의견이 다르면 무조건 이단이나 사탄으로 몰아 붙이는 편리함....
성전은 식당까지 갖춘 으리으리한 건물로 솟아났지만
제 친구의 동생은 16세의 어린 나이에 맹인이 되었고
이들 형제는 그놈의 "성전"에서 내동댕이 쳐진 채 떠나 갔습니다.
번듯하고 호화로운 성전에 과연 하느님이 기뻐하실지 의문입니다.
성전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바깥 모퉁이에서 울고 계시는 예수님.....
제가 주일 학교 교사로 있을 때에, 초등학생들의 예수님 그림 그리기 대회가
있었습니다. 어떤 어린이가 예수님의 모습을, 콧물 질질.. 옷소매에 코딱지가
잔뜩 묻은 우스꽝스러운 예수님을 그렸는데, 저는 이 그림에 만점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다른 교사들은 생각이 달랐던 모양입니다.  감히 근엄하신 예수님을
코흘리개로 그리다니....겟세마네 동산에서 기도하는 유명한 명화를 본따서
그린 어린이가 대상을 받았습니다. 교사들의 머리 속에서도 박제화된 예수님....
코흘리개 예수를 그린 어린이는 나중에 대학을 마치고 가난한 자들과 함께하는
도시 빈민 운동에 뛰어들었습니다. 
미국의 신학자 제임스 콘이 "눌린자의 하느님, 흑인 예수"를 주창할 때에
참으로 감명 깊었습니다. 흑인에게는예수도 그들과 함께하는 흑인인 것을,
다른 사람들은 예수가 흑인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려고 게거품을 뭅니다.
라틴 아메리카의 억압받는 가난한 이들과 함께 하는 구스타보 구띠에레즈 신부의
해방신학의 따뜻함이나,  나찌 독일 치하에서 히틀러의 암살을 꾀하다가 처형당한
본 회퍼 목사의 행동신학, 사회적 정의를 위해서 투신하는 이들에게서 그들과
함께하고 같이 고난받으며 한걸음씩 "전진하는 예수님"을 봅니다.
다른 사람의 눈에는, 자기 혼자만 구원받고 천국가면 그만일것을 본 회퍼 목사는
무엇때문에 총을 들고 싸우려다가 처형까지 당했는지 한심하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배가 고파 우는 사람에게는 성경말씀이 복음이 아니고, 빵이 복음입니다.
나병환자을 고치신 예수님의 모습에서, 다른 사람들은 "주여! 믿습니다."하겠지만
저는 다르게 생각합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예수님 당시에도 나병은 죄를 지은
사람만이 벌을 받아서 걸렸다고 여겼습니다. 나병환자에게, 벌을 받은 사람이라며
손가락질하는 세상 사람들에게, "그렇지않다!!!!"하며 고쳐주시고 증명해 주면서
손가락질하는 세상 사람들을 꾸짖는 "아픈자와 함께하는 예수님" 모습을 봅니다.
너희의 순례절이 싫어  나는 얼굴을 돌린다.
축제 때마다 바치는 분향제 냄새가 역겹구나.
너희가 바치는 번제물과 곡식 제물이
나는 조금도 달갑지 않다.
친교 제물로 바치는 살진 제물은 보기도 싫다.
거들떠보기도 싫다.
그 시끄러운 노랫소리를 집어치워라.
거문고 가락도 귀찮다.
다만 정의를 강물처럼 흐르게 하여라.
서로 위하는 마음 개울같이 넘쳐 흐르게 하여라.
           - 공동번역 성서 아모스 5장 21절 ~ 24절  
시온을 생각할 때, 나는 잠잠할 수가 없다.
예루살렘을 생각할 때, 나는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
그의 정의가 동터 오고
그의 구원이 횃불처럼 타오르기까지
어찌 잠잠할 수 있으랴?
           - 공동번역 성서 이사야 62장 1절
이 사람아,
야훼께서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원하시는지 들어서 알지 않느냐?
정의를 실천하는 일,
기꺼이 은덕에 보답하는 일
조심스레 하느님과 함께 살아 가는 일,
그 일밖에 무엇이 더 있겠느냐?
그의 이름을 어려워하는 자에게 앞길이 열린다.
            - 공동번역 성서 미가 6장 8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