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스트레일리아/다섯아이키우기

비온 후 한강...에서

주방보조 2004. 7. 26. 01:03

아내의 작은 오라버니에 대한 존경심은 참 지대합니다.^^

똑같은 이야기를 제가 할 때면 분명한 이유를 대면서 제쳐두어도

작은 오라버니의 이야기는 고개를 끄덕이며 무조건 수용한다는 말이지요.

 

예배후에

날이 개어 화창해진 것을 보고

아내가 한강에 같이 나가겠다고 한 것도

제가 졸라서 된 일이 아니라

오직 작은 처남이 '주5일 근무에 운동 안하면 안좋다'는 한마디가 만들어 낸 작품이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 끌고 살곳이 다리 가려던 계획을

자전거 못타는 아내를 배려하여 한강 공원에 가서 노는 것으로  변경했습니다.

 

...

 

시장보는 캐리어 카에

교신이 진실이 나실이 롤러블레이드를 싣고.....물 두병하고 깔개하나 잠자리채 그리고 우산 큰것 하나도 곁들여서 실었구요

 

진실이 자전거에는 원경이 롤러블레이드를 실었구요

충신이는 자기 배낭에 자기 롤러블레이드를 넣어 매고 갔지요.

 

캐리어카는 제가 끌었지요. 물론^^

 

가다가 가래떡 세줄을 사서 캐리어카 구석에 끼워 넣고

 

한강 공원 ...건장한 놈들로 가득 찬...장애인 농구장 바로 옆의

인라인 스케이트 연습장 팻말이 있는 곳 벤취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다섯놈이 모두 롤러블레이드로 갈아신고...빙글빙글 돌며 잘도 놀았습니다.

아랫것 셋은 잘타고 윗 두녀석이 아무래도 실력이 많이 떨어지더군요.

 

너희들은 뚱뚱해서 힘든거지?

아니예요

그럼 왜 그렇게 헤매?

아빠가 그동안 롤러블레이드 안사줘서 그렇잖아요

 

정말 녀석들의 안전을 걱정해서 그동안 죽 안사줬었습니다.

그러다가 최근에 교신이 것을 사주면서 마음을 바꾸었습니다. 교신이도 괜찮지 않느냐. 살이나 빼게 사주자~

 

그래서

충신이는 그동안 타던 것이 낡아서 그리고 진실이와 나실이는 처음으로 새것을 ...녀석들이 그동안 저축해놓은 용돈 탁 털고 제가 1~2만원정도 지원해서 ...방학이되자마자 사준 것입니다.

 

...

 

헉헉대며 타는 큰 누나를 막내녀석이 놀려대며 도망다닌 모양입니다.

 

주둥이가 나와서 진실이는 자전거에 비뚤게 기대어...벤취에 나란히 앉아있는 저와 아내에게 뭔가 불만을 토로하고 있었습니다.

 

중3이나 된 녀석이 6살짜리에게 놀림받는다고 노는 꼴이 하두 눈에 시어서

한마디 했습니다.

 

중3이잖아 넌

쑥~(주둥이가^^)

뭐라고 했는지는 모르지만 네가 무시하면 되잖아

쑤욱~

그만 가서 즐겁게 놀아라

쑤우욱~

내 말 안들려!

쑤우우욱~

야! 이...호랑말코 같은 %%%$$$###

 

...

 

제 아내는 올해도 자전거를 제대로 못배울 모양입니다.(작년엔 10여미터를 잘 갔었는데)

 

무섭다...하고 자전거를 한번 만지고는 저를 보고 씩 웃고 끝이 났습니다.

 

...

 

저보다 한참 늦게 막내와 나실이 원경이를 대동하고 들어온 아내는 자연학습장의 꽃밭이 너무 환상적이었다고 즐거워하더군요...

 

...

 

진실이는 어떻게 되었냐구요?

 

제게 잔뜩 혼나고... 다시는 사소한 일로 삐지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선에서 마무리가 되었죠^^

 

 

 

 

  • 주방보조2004.07.26 01:19

    개들도 참 많다...

    한강공원 오랜만에 나가본 소감입니다.

    벼라별 개들이 다 돌아다니더군요...

    ...

    개만도 못한 인간들이 너무 많은 세상이라서 그런 것인가요?

    답글
  • 쌍그아부이2004.07.26 02:58 신고

    울집에도 요크샤 테리어라나 뭐라나

    에미와 새끼 두 마리 있습니다.

    특히 새끼를 볼 때 마눌각하는 언제나 좋아 죽겄다고하는데요
    내 얼굴 볼 때는 궂은 날이 훨씬 많습디다.^^

    답글
  • 주방보조2004.07.26 07:56

    ㅋㅋㅋ

    제 마눌각하는 저볼 때는 가끔 궂은 날이 있습니다만^^

    막내볼 때면 언제나 좋아죽겠다는 표정입니다.

    ...

    그 막내를 오늘은 새벽기도에 데려갔는데
    사무엘상 17장을 떠듬떠듬 같이 읽었답니다^^

    근데
    야 누굴 위해서 기도할까? 하고물었더니 뭐라고 했는지 알아요?

    '하나님이요'

    그래서 제가 쿡 찔렸다니까요.

    ^^

    답글
  • 빈하늘2004.07.26 09:20 신고


    인라인 저도 배워야 하는데..
    애들은 금새 배워 잘 타더라고요.
    교신이가 정말 신이 났겠는데요..ㅋㅋ
    정말 막내때문에 더 즐거운 하루하루실거 같네요.

    저도 자전거는 가끔 타러 가는데..자전거 타면 훨훨 나는거 같아
    너무 좋은데...부인께서도 언제 배우신다면 좋겠단 생각이 드네요.

    한폭의 그림이 그려지네요.참 단란한 가족 !
    많이 많이 부럽습니다 ^^

    답글
  • malmiama2004.07.26 09:34 신고


    휴가인고로 여유있는 오늘... 새벽예배에 다녀왔습니다.
    새벽 4시 15분에 두녀석을 깨운다음 막내는 자는 상태로 차에 태워 갔습니다.
    예배중에 막내가 잠꼬대를 해대서 웃었지요.

    예배 중 눈을 뜬 녀석이 두리번 거리더니 낯익은 곳임을 알고...
    다시 자고... 예배 후 깨어 놀더니... 집에 와서는 지금 다시 자는군요.

    오늘 새벽예배에 참석하면 일주일치 용돈을 다른 조건없이 준다는
    동기부여가 큰넘, 작은넘에게 잘 먹혔습니다. ^^

    내일아침, 하늘내 들꽃마을로 향합니다.

    답글
  • ▷◁思是美2004.07.26 11:36 신고

    원필님의 가족얘기는 항상 만면가득 미소를 머금게합니다..
    웬만한 휴먼드라마 뺨쳐요..
    완벽한 그림이에요..
    가슴 따뜻합니다..
    ^________^

    답글
  • 주방보조2004.07.26 14:04

    빈하늘님...
    저의 마눌님이 자전거를 배우기만 한다면 좋기만 하겠습니까?

    자전거 6대가 줄줄이 흘러가는 모습을 상상해 보십시오^^
    내년에는 교신이도 뒷자리에서 벗어나 7대가 되겠지요.

    아파트를 한바퀴 휘돌고...한강자전거도로를 누비며^^ㅋㅋㅋ

    어제 진실이를 혼낼 때 한박자 빨랐던 것은 ... 마눌의 자전거 포기도 한몫했을 겁니다.

    답글
  • 주방보조2004.07.26 14:10

    사시미님...

    예쁘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

    ^^

    답글
  • 주방보조2004.07.26 14:36

    너굴님...내일 가시는군요^^

    잘 다녀오시구요

    ...

    아이들에게 너무 인센티브제 도입하지는 마세요^^

    요즘 우리 아이들 용돈안준다고 하면 아무것도 안할려고 해요ㅠㅠ
    100원이라도 생겨야 꾸물럭거리며 일하지요.

    인센티브제 없을 때는...옛!하며 잘도 했는데...아무거나

    답글
  • 푼수2004.07.26 16:30 신고

    제가 어릴적에..
    입을 쭉~~~ 쭉~~ 내밀곤 했었습니다^^
    삐지기도 잘 삐졌구요.. 사내답지 못하게요..

    근데요,,,

    ....

    그 소심함은 여전합니다..--;;

    ...

    그래서 큰일입니다.. TT

    답글
  • 주방보조2004.07.26 21:07

    저도 어렸을 때 노염타기 선수였습니다.

    게다가 소심하기 이를데 없었구요.

    ...

    자식에게서 저 자신의 나쁜 모습을 보면 화가 좀 더 나는 것같습니다.^^

    답글
  • 조성일2004.07.27 02:28 신고

    알려준 장소를 가서 첫날부터 쭈욱 둘러 보았습니다..
    걱정이 되는군요
    ...
    자전거 애긴 좋군요
    동영상두 올리면 어떨까요 ..

    답글
  • 주방보조2004.07.27 09:34

    동영상은
    제 컴 시스템이 보지도 듣지도 못하는 정도입니다.

    담에 컴하나 새로 장만하면..해보죠^^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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