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스트레일리아/다섯아이키우기

맏아들 노릇^^

주방보조 2004. 6. 3. 23:14

반도패션 campus plag라는 이중자켓형? 한겨울 잠바가 하나 생겼습니다.

 

맏아들이 학교 바자회에서 아버지 것이라고 가슴 가득히 끌어 안고 와서

제게 턱 안겨준 옷입니다.

 

자기 용돈으로 1000원이나 주고 산 것입니다.

 

아버지한테 딱 어울리는 것같아서 샀어요...라고 하는 녀석의 얼굴에 뭐라 표현하기 어려운 미소가 서려있었습니다.

 

흐뭇함, 대견함, 칭찬받을 일에 대한 기대감 등이 섞여 있는...

 

아^^

막 여름이 시작되어 30도가 오르내리는 요즘

겨울잠바 그것도 2중으로 두꺼운 옷 둘이 붙어있는 ... 선물을 안아들은 제입에서는

저를 생각해서 옷을 사온 기특한 아들놈을 배려해서 고맙다는 소리가 여러번 튀어나왔지만

표정은 영 떨떠름하였습니다.^^ 단순한 아버지라서요...

 

큰 딸 둘이 충신이의 아버지 옷사드렸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환호의 비명을 지르며(와~ 우리 동생 대단한데~~~)

제게 그옷을 보여달라고 졸랐습니다.

 

그놈들, 베란다 구석 겨울옷넣어두는 데 있는 그 옷을 여기저기 살피며

이렇게 해서 둘로 분리하면 겉옷은 가을에 입을 수도 있겠어요

색깔이 우중충한게 아빠에게 딱 어울려요

올겨울은 엄청 따뜻하시겠어요 

왕수다들...

 

...

 

제 맏아들 충신이는 제게 참 많이 맞고 자란 놈입니다.

 

저처럼 온순^^한 아버지가

조폭처럼 불그락 푸르락 몽둥이질을 해댈만큼 말썽도 많고 공부도 안하고 엉뚱한 놈인데

 

속으론 아들노릇을 무척 하고 싶었는가 봅니다.^^

 

...

 

공부안해서  아침까지 무쟈게 얻어맞고 ...얻어낸 100점짜리 수학시험지까지

 

그날

 

우리집 맏아들은 ..아들노릇을 톡톡히 해냈다는 거 아닙니까?

 

 

 

 

  • 이요조2004.06.04 07:56 신고

    ㅎㅎㅎ~~
    그 점퍼 부럽네요.
    어디 저도 한 번 구경해 봅시다.

    에이...디카가 있음 좋겠는데...

    답글
  • 춘하추동2004.06.04 10:34 신고

    ㅎㅎ..으음...조숙한 아들이군요..
    예비할 줄 아는 아들...
    내친구..강 아무개는 그 아버지가 저명한 목사인데도 그 아버지 이름과는 도무지 비견이 안되는 명성(!)으로 인해 끝까지 문제아로 남아 있었는데
    미국으로 간 후 잊혀졌다 했는데 30년만에 목사님으로 변신하여 나타났습니다. 이제는 강아무개 목사님 아들 강 목사라고 불리워도 괜찮습니다.ㅎㅎ
    우리는 이 친구를 지진아라고 부릅니다.ㅎㅎㅎ

    조숙아를 두신 것을 축하합니다.빨리 겨울이 오기를 그 아들이 기도하고 있을 것 같네요.

    답글
  • 춘하추동2004.06.04 10:36 신고

    아참...위의 요조님..ㅎ..인사를 안하고 넘어갔군요...(실례)긁적긁적..

    깍꽁...?..^^

    답글
  • 알 수 없는 사용자2004.06.04 13:41 신고

    이런아들 저러아들...이런딸 저런딸...가지각색 이쁜 꽃송이 같은 자녀들을
    보고 계시면 절로 웃음이 나시겠어요.
    가끔은 머리도 아프고요...다 이해하시려면...(단순한 아버지시니...^^)
    그래도....
    저 녀석들이 크면 뭐가 될까? 하고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하실것 같아요.^^

    답글
  • 주방보조2004.06.04 15:10

    그날이후...

    이놈은 공부안하기 피아노 안치기 가방던져놓고 저녁까지 밖에서 버티기등을 자행하고 ^^있습니다.

    그정도 효도했으면 당연히 누릴 수 있는 자유인것처럼...

    내일까지는 봐주기로 하였구요

    다음주에도 계속 그러면 작살을 낼참입니다^^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