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인 두녀석에게 단단히 일러두었습니다.
이번 중간고사에는 성적 나오는 것에 따라 매를 때리겠다고.
그동안 한번도 성적가지고 뭐라 하지 않았지만 요즘 공부하는 자세를 보니 도저히 그냥 묵과할 수 없다고...
잠언 말씀까지 들먹이면서 아주 엄포를 놓았지요.
아시지요? 그 말씀...
"상하게 때리는 것이 악을 없이 하나니 매는 사람의 속에 깊이 들어가느니라"(잠 20:30)
때려도 아주 오지게 때리겠노라고...
국어 영어 수학은 85점 기준으로 1점당 5대씩
사회 과학은 80점 기준으로 1점당 3대씩
나머지 것들은 75점 기준으로 1점당 1대씩
...
꼬리표라고 하지요.
그것을 받아왔습니다.
제 눈치를 슬슬보면서, 요번 시험이 어려웠다고, 수학은 80점 넘은 아이들이 몇안된다고 공부잘하는 친구 선영이하고 점수가 같다고하면서 말이죠^^
위의 기준으로 패주려니 한놈은 150대 다른 놈은 100대가량 되었습니다.
요즘 매일 하는 저녁산책때(살빼야 하는 저와 빈돼코와 하코코 셋이서만 합니다)
동네를 한바퀴 휘 돌고 아파트 놀이터에서 쉬게 되었습니다.
먼저 철봉에 오래 매달리기를 하게 했고(이기는 넘에게 1대씩 빼주기로 하고)
그것을 너무 힘들어 하여서
벤취에 손대고 팔굽혀 펴기를 시켰습니다. 한번에 한대씩 감해주었습니다.
얼마나 팔은 부실하고 온몸은 실한지 겨우 반쯤 구부리고도 헐떡대는 꼴이 안스러웠습니다.
150대 맞을 녀석은 그래도 작년보다 평균이 1점 올랐으므로 한번 더 기회를 주었지요.
그리고 앉았다 일어서기는 10번에 1대씩 빼주고요.
그래서 나온 결과가 빈돼코 65대 , 하코코 73대!
...
장소를 옮겼습니다.
103동 에 붙어있는 벤취가 둥글게 자리잡은 휴식터로 갔지요.
그 둥근 벤취 주위를 오리걸음으로 돌면 한바퀴당 5대씩 빼주기로 했습니다.
잘 접쳐지지도 않는 몸을 꾸겨 흔들어 대며 터질듯한 바지의 긴장감과 함께 웃음인지 비명인지 모를 소리를 토해내며 이넘들은 맞지 않으려고 진액을 다 짜내었습니다. 그래봤자 세바퀴 이상을 못돌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벤취를 빙 돌아 그냥 뛰게 했습니다.
1바퀴에 1대씩
'으아~ 맞기는 싫어요~ 헥헥~'
뚝심좋은 하코코가 몇바퀴 더 돌아...각각 20대씩 맞을 것만 남았습니다.
...
힘들다며 서로 부둥켜 안고 부축하며 그래도 이젠 겨우 20대밖에 안남았다고
낄낄거리며 자축하는 이 녀석들이
아버지가 얼마나 때리기 싫어했는지 언젠가는 알겠지요.
...
남은 20대는 어떻게 할꺼냐구요?
지금 고민 중입니다.
잠언 말씀대로 상하게 때릴 것인가...오늘처럼 운동으로 대치시킬 것인가...
아님
적당히 타협해서
10대쯤은 억세게 때리고
10대쯤은 운동장 1바퀴당 1대씩 감하는 것으로 할까요?^^
내일 아침이 되어봐야 알겠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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