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얼마전에 티비를 눈물겹게 보았다 했습니다.
전도연이 어린 아가를 잠시 보살펴 주다가 헤어지는 장면은 눈물없이 볼 수 없었다고...그 아가가 어쩌면 그렇게도 예쁜지...
이것이 서곡이었지요.^^
...
지난주 초부터 아내는 아무래도 임신을 한 것같다고 저를 행복하게?하기 시작했습니다.
방울토마토가 눈에 아른거린다.
불고기감 사왔는데 자기는 손끝하나 까딱할 힘이 없으니 알아서 하라.
카레가 갑자기 먹고 싶다.
온몸이 추웠다 더웠다 하는 것이 교신이 가졌을 때하고 똑같다는 둥...
그래서 저도 거들어 주었습니다.
그래 여자 셋에 남자 둘이니 이번엔 아들로 낳았으면 좋겠다.
다섯놈이 전부 외택을 해서 날 닮은 놈이 하나도 없으니 날 꼭닮은 놈으로 부탁한다.
오늘 저녁에 돼지고기 김치찌게를 끓여서 날 닮은 놈인가 확인해 보자.
...
일주일이 지나서
어제
진행되는 사태의 심각성에 따라
아이들을 불러놓고 하나하나 물어보았습니다.
엄마가 아가를 하나 더 낳게 되었다는데 너희들은 어떻게 생각하느냐?
진실: 좋아요, 아들이면 좋겠어요.
나실:좋은데요 불쌍해요. 교신이가 얼마나 못됐는데...
충신:...
원경:전 반대예요 동생을 둘이나 데리고 놀아야 한다니 너무 피곤해요.
교신:제가 키워줄께요 밥도 먹여주고...
...
사실 무척 마음이 힘들었습니다.
이제 막내가 좀 커서 큰 녀석들에게 마음도 써줘야 하고
곱게 늙어갈 준비도 본격적으로 해야 할 때인데 싶어서 말입니다.
그러나 너무나 예쁜 아가를 생각하면서(미니앨범을 보시오~-칼럼친구분만^^) 그 험할 세월을 각오하였습니다.
마눌도 맥스루케이도 목사의 '아주 특별한 너를 위하여'를 교신이에게 읽어주며 '하나님의 위로'를 느끼고 말입니다.
...
오늘 아침에 새벽기도를 가려고 막 집을 나서려는 순간
두 딸의 웃음소리에 섞여 아내가 저를 향해 소리쳤습니다.
"임신 아니예요, 그냥 몸이 힘들었었나봐요, 꿈깨세요~"
...
기도하려고 책상에 앉았는데
일주일동안 제 머리속에 예쁘게 자리잡고 있던 아가만 생각났다는 것 아닙니까.
날개를 달고 날아가고 있었지요. 포롱 포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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