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스트레일리아/다섯아이키우기

나실이와의 하루...

주방보조 2013. 7. 20. 00:48

 

 

나실이와 저는 요즘 단짝이 되었습니다.

둘 다 백수이니까요^^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학교가는 이들, 직장나가는 이들 모두 바래다 주고

함께 한강을 둘러보는 것이 우리들의 일상이 되었습니다.

 

목요일 비가 왔다 갔다하는 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한강 뚝섬유원지로 나갔습니다. 작은 연못과 그 부근에 서식하는 물고기 나비 잠자리 꽃등을 구경하고

영동대교 아래 쉼터 벤치에 앉아 도란도란 일과 가족과 미래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

야생오리 한마리가 잔디밭에 올라왔길래 가까이 다가가 사진을 찍으려는 순간

나실이는 엄마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직장에서 사용하는 열쇠를 모두 놓고 와서 가져다 주길 바란다는...

 

오리는 날아가 버리고

우리는 집으로 빨리 걸어가서 열쇠를 찾아 택시를 타고 종로 아내의 직장까지 함께 갔습니다. 1만4천100원...전철을 타야 하는 것인데, 돈이 너무 많이 나왔습니다. 평소보다 30%는 더 나온듯. 그만큼 길이 막혔지요.

 

아내에게 열쇠를 전하고 나실이는 우리 둘의 사진을 찍어 주었습니다.

 

 

 

 

 

...

 

혜화역에서 전철을 타기 전에

문득

한재웅님의 소개로 알게 된 맞은편 낙산공원이 떠 올랐습니다.

나실이는

아무 불평없이 함께 가 주었습니다.(진실이나 충신이나 교신이는 짜증을 내며 싫다고 했을 것이고,  원경이는 웃으며 다음에 가지요 했을텐데 말입니다.^^)

아주 잠시 비탈이 높은 지대를 오르고 나니

별로 높지도 않은데 별천지가 펼쳐졌습니다.

대학로의 그 아수라장같은 복잡함과는 너무 다른 고요함, 고즈넉함, 고색창연함...^^

 

...

 

 

 

 

 

 

 

 

 

 

 

 

 

 

 

 

 

 

 

 

 

 

 

  

낙산공원을 반바퀴쯤 돌고 나서

우리는 동대문으로 내려 갔고, 옛 동대문운동장역에서 전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 왔습니다.

 

그날, 저는 3만보를 걸었고, 저혈당과 잠시 싸워야 했습니다.

 

 

...

 

 

여담입니다만

만약

아래 사진이 바로 그 낙산공원 부근의 언덕이라면

저는

52년만에

그곳을 방문한 것입니다.

 

 

 

 

 

  • 한재웅2013.07.21 09:40 신고

    낙산공원에 가셨군요!
    다음에는 성곽길을 한번 걸어보세요.
    사모님은 창경궁 앞에 있는 대학병원에 근무하시나 봅니다~

    답글
    • 주방보조2013.07.21 17:44

      예, 서울대병원에 27년째 근무하고 있습니다.

      낙산 공원에서 동대문쪽으로 성곽을 따라 내려 왔는데...재개발을 하려는 것인지...집들이 50년은 족히 넘어보이더군요. 어떤 집은 지붕이 내려 앉아 있기도 하고...

      덕분에 좋은 구경을 하였습니다.^^

  • 김순옥2013.07.21 13:10 신고

    나실이랑 아빠...코드가 잘 맞으시는거죠?
    요즘 아마 나실이 같은 아이는 쉽지 않을 거예요.

    어제는 한얼이랑 둘이 있었는데 광화문에 있는 샤브샤브에 가자고 하더군요.
    세 남자들 중에서 그래도 한얼이랑 가끔은 대화를 하게 되네요.

    아직은 장마라서 시원하네요.

    답글
    • 주방보조2013.07.21 17:52

      나실이는 공부에 대해 늦게 철든 것이 문제이지만 범사에 참을성 뚝심 성실성이 특출나지요. 제가 녀석에게 미움받을 짓만 하지 않는다면...죽을 때까지 저를 잘 지켜줄 것이라 생각하는데...^^ 모르지요 결혼하고 나면...ㅎㅎ

      한얼이가 엄마마음을 잘 알아주나 봅니다.
      한빛이도 군대 다녀오면 철들고 한얼이보다 더 잘 할 것입니다. 형을 믿거니 하고 있는 것이겠지요.

  • 왕언니2013.07.23 02:01 신고

    나실이는 예뻐지고 원필님은 흰머리가 느셨군요.
    오늘 사모님의 직장을 확실히 알았네요.
    병원에 가족이 있는게 참 부러웠는데...^^

    나실이와의 데이트도 부러워요

    답글
    • 주방보조2013.07.23 10:13

      제가 나실이와 데이트를 할 수 있는 것은 아이들을 아직은 데리고 사는 '갑'이니까 가능한 일일 것입니다.^^

      아내는, 못난 남편때문에 오랜세월 고생을 많이 하였습니다. 아이들때문에 핍박도 많이 받고...

  • 이요조2013.08.01 20:54 신고

    ㅋㅋ 천사의 날개 ㅎㅎㅎ
    여전히 맨발? 그러면 안되는데.....

    나실이 숙녀티가 폴폴!!
    까까머리 애기가 그럼? ㅎㅎㅎㅎ

    답글
    • 주방보조2013.08.01 21:50

      ^^...구두나 운동화를 신으면 반드시 무좀이 극성을 부립니다. 그래서 겨울이나 여름이나 저 크룩스짝퉁신발은 제겐 보배입니다. 다리가 10센티만 길었다면...ㅎㅎㅎ 볼만했을까요?

      나실이는 졸업반이니 그렇고,
      그때 사진 속의 저 아이는 정말수줍음을 많이탔지요.ㅋ...지금도 그렇습니다만...

    • 이요조2013.08.01 22:22 신고

      EM액을 구해서 꾸준히 희석해서 씻어보세요!!

    • 주방보조2013.08.01 23:08

      전 맨발이 제일 좋습니다.^^ 길가다가 빗물고인것있으면첨벙첨벙...한강에도 그냥 쉽게 발을 담그고...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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