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스트레일리아/다섯아이키우기

강남엔 귀신이 산다.

주방보조 2012. 9. 6. 14:53

강남엔 귀신이 산다!|다섯아이 키우기 칼럼
 
성탄절 새벽에 진실이와 둘이서 새벽기도를 하러갈 때
아내는 피곤하다며 함께 가길 거절했습니다.
피곤하기도 할 것이
23일 저녁에는 퇴근길에 저와 함께 두란노서점에서 성탄절 선물 교환할 것을 두시간 가까이 골랐고
24일 저녁에는 수요일임에도 불구하고
혼자서 아이들 성탄절 선물을 두루 사서...자동차 트렁크에 숨기고 오느라...예배까지 지각을 했고
25일 새벽에 부지런히 일어나...그 추운 날씨에...트렁크 열고 선물 꾸러미를 몰래 가지고 들어와 각각 다섯아이 머리맡에 포장하거나 잘접어 종이백에 넣어...놓아두는 일을 했거든요.

저는 아이들에게 산타는 없다고...누누히 가르쳐 대었지만
아내는 산타할머니가 되어보고 싶은 맘이 무척이나 컸던 모양이었습니다.

아이들은 산타의 선물을 받아 좋아했고
아내는 뿌듯하고 즐거운 가운데...성탄절의 예배와 식사를 잘 마쳤습니다.

...

그리고 나서
작은 처남을 집에 태워주었는데
마침 거기 세째네가 와있어 ...모이자^^는 의견일치를 보았습니다.

아내를 데려오고...나실이와 충신이는 나중에 전철을 타고 오게하였습니다.
먼저 와있던 녀석들과 모두 일곱이 오랜만에 세째동서집에서 놀게 되었습니다.

티비앞에 우두커니 앉아있기 싫어서
만화책을 읽다가 마침 컴퓨터가 놀길래...그날 칼럼 하나 대충 써서 성탄 안부 묻고 뻐벅이는 컴퓨터때문에 복사와 붙여넣기를 일곱배쯤(에러가 나서 익스플로러가 죽어버렸음)시간을 소모하고 있는데

아내의 잽이 날아오더군요^^
당신은 처가에만 오면 왜 그러느냐! 처형들하고라도 애기좀 하지~

그러더니...날 포기하고

여성동지들끼리^^안방문을 닫고...두시간 정도 밖에 나와 볼 생각도 않은 채...열렬한 이야기 꽃을 피운 듯 싶었습니다.

...

그들의 이야기가 무르익는 동안

거기 강남에 사는 노련한 귀신 한마리가...아내의 머리속으로 들어갔습니다.

...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늘의 보좌를 버리시고...낮고 낮게 우리에게 오셔서...초라한 구유에 당신의 첫 자리를 빌어 얻으신 날

초라한 지아비를 둔 아내의 마음을...이 귀신이 뒤흔들어 놓은 것입니다.

...

돈 아니면 권력...그 휘황찬란한 거짓것들이

모든 천국의 가치를 전도시켜버리고...

사치스러운 ... 풍요에 대한 칭송들이

아기예수와 더불어 새롭게 시작된...심령이 가난한 자의 그 나라를 빼앗아 가버렸습니다.

...

그 강남에 사는 귀신이...강북까지 따라와서...하루 더 난동을 부리다가...이제야 좀 잠잠해졌습니다.

...

강남엔 귀신이 삽니다.

그 귀신이...타워팰리스따위를 하나님 나라보다 더 사모하게 하고...

돈을 긁어모아 거기 산다는 학원강사따위를 감히 주의 종과 겨누어 보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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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갔다가...그 귀신 밥이 되어 돌아온 ...사람도 참 한심스럽지만

그 뻔한 귀신 놀음에...한껏 초췌해진 제 모습도 말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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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 강남에 사는 그 귀신 만나시거든...얼른 피하십시오

저와 겨루어...조금도 밀리지 않는 놈이니 말입니다. 저요? 허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