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득한 먼 옛날에 한 보살이 왕이 되어 계시다가, 그 나라를 아우에게 맡기시고,도리를 배우러 나아가시어, 바라문교의 구담을 만나시어 자기의 옷을 벗도 구담의옷을 입으시고 깊은 산에 들어가서 과실과 물을 잡수시고 참선을 하시다가, 나라에빌어먹으러 오시니, 모두가 몰라보더니 소구담이라고 하더라.
보살이 성 밖에 있는 사탕수수밭에 정사를 만들고 혼자 앉아 있으시더니, 도둑오백 명이 관청 재물을 훔쳐서 정사의 곁으로 지나가나, 그 도둑은 보살의 전세의원수이더라, 이튿날 나라에서는 도둑의 자취를 밟아 그 보살을 잡아다가 나무에몸을 꿰어 두었더니, 대구담이 신통력이 있는 눈으로 보고 허공으로부터 날아와서묻자오되, "그대 자식이 없더니 무슨 죄인고?" 보살이 대답하되, "곧 죽을나이거니, 자손은 의론하리요?" 그 왕(보살의 동생)이 사람을 시켜 쏘아 죽이니라.
대구담이 슬퍼하며 시체를 꾸리어 관에 넣고, 피 묻은 흙을 파 가지고 정사에돌아와서 왼쪽 피를 따로 담고 오른쪽 피를 따로 담아 두고, 말하기를 "이 도사가정성이 지극하던 것이면, 하늘이 마땅히 이 피를 사람이 되게 하시러라,." 열 달만에 왼쪽 피는 남자가 되고, 오른쪽 피는 여자가 되거늘, 성을 구담씨라 하더니,이로부터 자손이 이으시니, 구담씨가 다시 일어나시니라.(그 후로 자손이 계속번성하여 오랜 세월이 지난 뒤에 드디어 석가모니가 탄생하였다 한다